주말 출조를 앞둔 두 친구가 새벽 방파제에 도착했습니다.
한 사람은 낚싯대를 펴기도 전에 아이스박스부터 활짝 열었습니다. 안에는 초장, 간장, 고추냉이, 나무젓가락, 작은 도마까지 가지런히 들어 있었지요.
친구가 아이스박스를 들여다보며 물었습니다.
“고기는 어디 있냐?”
“고기는 지금부터 잡으면 되지. 회 먹을 준비는 완벽해.”
“그러니까 고기보다 초장이 먼저 도착한 거네?” ㅎㅎ
자신만만하게 첫 캐스팅을 했습니다.
잠시 후 낚싯대가 묵직하게 휘자 두 사람의 눈이 커졌습니다.
“왔다! 이건 크다!”
힘껏 릴을 감아 올렸는데, 바늘 끝에는 싱싱한 해초 한 덩이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습니다.
친구가 빈 아이스박스와 해초를 번갈아 보며 말했습니다.
“초장은 준비됐는데, 횟감이 메뉴를 바꿨네.”
낚시인은 해초를 떼어 바다로 돌려보내며 중얼거렸습니다.
“고기들이 초장 냄새를 맡고 눈치챈 모양이다.” 😄
낚시를 오래 다니다 보면 잡은 고기보다 잡을 고기를 위한 준비물이 더 많을 때가 있습니다. 그래도 초장까지 챙기는 그 마음만큼은 이미 대물을 한 마리 잡은 사람 못지않지요.
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