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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요일 아침, 얼음만 출조했습니다 🧊
새벽 네 시, 한 낚시인이 항구 얼음가게에서 가장 큰 아이스박스를 내밀었습니다.
“사장님, 빈틈없이 채워주십시오. 오늘은 대물 넣을 자리만 남겨놓고요.”
주인은 얼음을 퍼 담으며 웃었습니다.
“아이스박스가 이만하면 고기가 긴장하겠네요.”
낚시인은 흐뭇한 표정으로 배에 올랐습니다.
그런데 아침이 지나고 점심때가 되어도 아이스박스 뚜껑은 한 번도 열리지 않았습니다. 미끼만 부지런히 바뀌었고, 물고기들은 바닷속에서 일요일을 편안하게 보내는 모양이었지요.
오후에 배가 돌아오자 얼음가게 주인이 물었습니다.
“많이 잡으셨습니까?”
낚시인이 아이스박스를 열었습니다. 새벽에 넣은 얼음만 반쯤 녹은 채 반짝이고 있었습니다.
“물고기는 바다에 잘 있습니다. 오늘은 얼음만 배 타고 한 바퀴 돌았습니다.” ㅎㅎ
옆에 있던 일행이 한마디 거들었습니다.
“그래도 얼음은 꽝이 없네. 넣은 만큼 그대로 있잖아.”
낚시는 가끔 고기를 데려오는 일이 아니라, 얼음에게 바다 구경을 시켜주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.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날 이야기가 오래 남고, 다음 출조 때 제일 먼저 웃음거리가 되지요.
일요일 새벽 바다에 나가신 회원님들은 아이스박스가 무겁든 가볍든 안전하게 돌아오시고, 집에 계신 분들은 따뜻한 아침 드시면서 오늘 조황 소식을 기다려 보십시오. 얼음만 출조한 분의 후기도 은근히 재미있으니까요. 😄
모든 낚시는 재미있다~ 짬낚 말고 올낚~
낚시인이라면 한 번쯤 겪을 법한 허탕 출조를 소재로 만든 창작 이야기이며, 이미지는 오후 항구의 핵심 장면을 표현한 AI 삽화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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